우리를 끈기 있게 만드는 것

끈기는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를 탐구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며칠 전 친구들과 함께 끈기와 고집의 차이에 대한 글을 읽었다. 무조건 "끈기를 가져라"는 식의 자기계발적 구호를 외치는 글은 별로지만, 비슷해 보이는 것들 사이의 미묘한 차이를 파고드는 글은 언제나 흥미롭기 때문에 재밌게 읽었다. 다만 더 깊이 생각해 볼 지점이 있었는데, 거기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싶다.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배

이 글에도 '끈기 있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다섯 가지 특징' 같은 것이 소개됐지만, 내게 의미있었던 내용은 기본적으로 끈기가 좀 더 의사결정 트리의 상위에 위치한 가치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설명한 부분이었다.

끈기 있는 사람은 의사결정 트리의 아래쪽 작은 지점보다 높은 지점에 훨씬 더 집착하는 반면, 고집 센 사람은 트리 전체에 무차별적으로 '포기하지 마세요'를 퍼붓습니다.

(...) persistent are much more attached to points high in the decision tree than to minor ones lower down, while the obstinate spray "don't give up" indiscriminately over the whole tree.

한 마디로 끈기는 보다 중요하고 높은 차원에서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와 관련이 있고, 고집은 사소한 세부사항까지 통제하려는 성향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며 주변에서 이런 사람을 본 적도 있고, 나 자신도 그랬던 순간이 있다는 걸 떠올렸다.

글에서 끈기 있는 사람은 "엔진을 조절할 수 없는 배"로, 고집 센 사람은 "방향을 돌릴 수 없는 배"로 비유한다. 방향을 바꾸려면 비용이 드는데, 고집스러운 사람은 방향을 돌리기 위해 드는 비용에 저항한다. 그 비용이란 '자신의 어리석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끈기 있는 사람은 (그 생각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면 그들은 경청할 뿐만 아니라 거의 약탈적인 강도로 경청합니다. (...) 고집 센 사람들은 당신의 말을 듣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문제를 지적하면 그들의 눈은 흐릿해지고, 그들의 대답은 교리에 대해 말하는 이념가처럼 들립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타인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내 생각을 수정하면서, '어리석은 나'를 인정하는 심리적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게 하는 끈기라는 특이한 힘의 원천은 뭘까?

하지만 끈기 있는 사람들이 종종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지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의사결정 트리의 맨 꼭대기입니다. 기대 가치가 거의 같은 두 가지 문제 중에서 선택할 때, 보통은 개인적인 선호도에 따라 선택하게 됩니다.

(...)

의사결정 트리의 최상단에서는 비합리적인 태도를 취해도 괜찮습니다. 한 가지 이유는 인간은 자신이 좋아하는 문제에 더 열심히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더 미묘한 요인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문제 선호도가 무작위로 정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 문제를 좋아할 때는 무의식적으로 그 문제가 생각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The Right Kind of Stubborn>

결국 우리를 어떤 문제에 대해 끈기 있게 만드는 것은 개인적인 선호다. 그리고 그 선호는 어떤 문제가 나에게 중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이라는 환상은 가장 상위의,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는 적용되지 않는 것 같다.

끈기의 원천

이 글을 함께 읽은 친구들에게 물었다. "너를 끈기 있게 만드는 건 뭐야?" 한 친구는 "장인정신(craftmanship)"을 꼽았다. 훌륭한 쓰임새를 가진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즐겁다고 했다. 다른 친구는 "효능감(efficacy)"을 이야기 했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being helpful to others)"이라고 말했다. 이야기를 나누고 보니 각자가 끈기 있게 몰두하고 있는 일들이 갑자기 모두 이해됐다.

이 질문에 답하면서 나 자신의 '코어'를 이해했다. 사람들이 기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중요하고 기쁘기 때문에 이 모든 일을 해왔고, 지금도 여러 방식으로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교육'이 나에게 중요한 코어라고 생각해 왔는데 그것 또한 교육이 곧 다른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상위 가치가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우리가 문제를 발견하는 곳에서부터

다른 사람들의 '코어'도 궁금해진다. 단순히 하나의 과업을 연속적으로 하는 지 여부와 상관 없이 좀 더 메타적인 레벨에서 연결되는 서사가 있다면 그게 코어인 것 같다. 친구들의 코어에 대해 들으면서 단순히 그들이 끈기 있는 사람이라서 재미있었던 게 아니었다. 그보다는 그들을 움직이는 내적 가치에 대해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가치는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연결되어 있다. 모양과 색, 바라보고 있는 풍경이 다른 각자의 창을 들여다 본 것 같아 재밌었다.

끈기는 결국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를 탐구하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그 중요한 문제를 정의하면 불확실한 세상에서 덜 지치면서, 계속 방향을 바꿔가면서 항해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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